ADHD와 콘서타에 관하여
그간 시험 공부하고, 시험 치고, 여행 다녀오고 하는 등등의 이유로 블로그에는 오랜만에 왔네요.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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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타의 용량은 54mg으로 고정했다. 18mg, 27mg, 36mg, 54mg, 45mg 순서를 거쳐 결국 54로 고정했다.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고, 45에 비해 54가 뭔가 조금 나은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해서 54mg으로 고정하기로 했다.
체중 1kg당 1mg 정도를 먹어도 된다고 하는 투약량이고, 나는 체중이 100kg 가까이 나가다 보니 54mg도 충분히 적은 양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체감이 되고 있다.
지난번 포스트에서도 말했지만, 약을 먹는 날 뭔가 다르다기보다는 약을 먹지 않은 날에 역체감이 꽤 된다.
한편 2월 18일에 시험을 치고 나서는 한 2주간 복용하지 않았는데, 솔직히 불편함을 잘 모르겠었다.
그러다가 3월부터 다시 과외를 시작하고, 규칙적 생활로 돌아가기를 시도하면서 약을 먹었다.
그렇게 살던 중 하루는 너무 늦게 일어나서, 오후에 콘서타를 복용하면 잠을 못잘 것 같아 약을 걸렀다.
그랬더니 17시 30분에 과외를 출근하는데, 온 몸에 힘이 없었다. 아무래도 어느정도는 메틸페니테이트에 대한 의존성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모쪼록 뭔가 피로하고, 온몸에 힘이 없고, 조금만 머리를 굴려도 집중이 깨지고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수면 패턴이 꼬여서 그런건지, 콘서타를 먹지 않아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그 뒤로 쉬는 날이 아니라면 콘서타를 꼭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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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진료는 내일이다. 아마 이제는 그냥 약만 받아오는 듯한 진료가 계속될 것 같다. 별로 불편한게 없다. 그냥 콘서타를 먹으면서 많은게 나아지긴 했지만, 솔직히 그렇다고 다이나믹하게 뭔가가 바뀌지도 않았다. 내 삶이 크게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다. 근데 그렇다는건 큰 불편함 없이 뭔가의 개선은 있다는 뜻일수도 있다.
세상이 맑아지는 기분을 느끼기는 한다. 근데 그만큼 그 역체감으로 세상이 탁해지는 느낌도 든다. 뭔가, 예전에는 이런 기복이 없었는데, 콘서타를 먹고 난 이후로 이런 기복이 좀 있다. 아무래도 약효가 강해지고 약해지는 시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역체감이라는게 더 크게되다 보니, 오히려 이전보다 불편한 순간들도 생기고는 있다.
그래도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목표의 이행률이 많이 늘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10가지의 일을 계획한다면 3~4가지를 겨우 처리했는데, 지금은 10가지의 일을 계획하면 보통 7가지 이상은 처리한다. 이게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다.
집중력이 크게 올라갔다거나, 공부를 잘하게 됐다거나 하는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내가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이행하는 빈도가 늘어나다 보니, 앞으로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전보다는 조금 덜 불안하고 더 행복한 것 같다.
먼 훗날, 이 약과 함께한 시간들을 좋게 회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약을 먹은 건 좋은 판단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