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일본 벚꽃 여행 (花見) - 1 (출발, 히로사키)
4월 말, 일본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작년 8월에 재발급받은 여권으로 일본만 벌써 몇번째인지..
모쪼록 여행을 간 이유, 그리고 여행에서 보고 느낀것들에 대해 기록해보겠습니다. 시간이 되면 이보다 앞에 다녀온 여행에 대해서도 여행기를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1편이라, 여행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1일차 후기로 들어가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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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일본의 벚꽃 개화 시즌에 맞추어 일본 종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일본 3대 벚꽃으로 유명한 히로사키의 벚꽃을 꼭 보고싶었다.
한편 나는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의 대단한 팬이다. 그런데 히로사키시와 하코다테시의 콜라보 관광 캠페인인 '히로하코'에서 지난 겨울에 이어 봄의 관광 캠페인을 사쿠라 미쿠(벚꽃 미쿠)와 콜라보해서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번 겨울의 히로하코에서는 굿즈만 조금 사온게 끝이라서, 이번 히로하코에는 참전하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마침 벚꽃 개화시기 예측을 보니 과외생들의 내신 기간과 겹쳐서 히로하코 참전 겸 벚꽃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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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요약하자면 JR 동일본-남북해도 패스를 이용해서 여행을 하기로 했다. 히로사키시가 위치한 아오모리현은 일본 본토의 최북단으로, 북해도와 붙어있다. 가까운 공항은 아오모리 공항. 그런데 아오모리 직항편이 없었고, 그나마 가까운 센다이 직항편또한 내가 출국하는 날보다 1주일 뒤에 재개됐다. 삿포로 치토세공항으로 가도 기차를 한참 타거나 비행기를 환승해야해서, 도쿄 나리타 공항으로 입국해서 신칸센을 통해 히로사키까지 이동, 신칸센을 통해 히로사키에서 하코다테까지 이동, 특급열차를 통해 하코다테에서 삿포로까지 이동, 삿포로 치토세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루트를 계획하게 되었다.
최우선 목표는 히로하코 스탬프랠리 및 미쿠나비 디지털 체크인 랠리의 컴플리트였고, 그 다음 목표로 벚꽃 구경, 제일 낮은 순위의 목표로 굿즈의 구매나 기타 관광, 여행을 두었다.
그래서 최우선 목표는 모두 달성했다. 히로사키와 하코다테 각 5곳의 디지털 체크인 랠리와 각 3곳의 스탬프 랠리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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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1일차 여행기 시작.
애플페이가 상륙하고 나니 국내의 항공사들도 애플페이 전자티켓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되게 편한 경험이었다.
한편 디지털 체크인을 한김에 셀프수하물을 해보고싶었는데, 뭔가 30분 정도 뒤에 오픈한다고 유인창구로 안내받아버려서 아쉬웠다.
가보자고.
인천 안녕~
치바의 해안선이 보인다. 설렌다. 나리타가 가까웠다.
일본이다! 골프 코스가 보여서 한컷. 공항 주변 평지에 골프장은 만국공통인듯.. 언젠가는 일본으로 라운딩도 한번 오고 싶다.
웬일로 나리타에서 입국심사가 85분가까이 걸렸다. 줄이 그렇게 길진 않았는데 2터미널 창구가 너무 적었음.. 그리고 JR 티켓 교환소에 왔다. 벚꽃 방명록이 붙어있는게 예뻤음. 근데 JR 미도리노마도구치에서도 40분 이상 잡아먹으면서, 베스트 플랜과 노말 플랜 다 말아먹고 워스트 플랜대로 기차를 타게 됐다. 그래서 매우 아쉬운 마움을 달래며..
그나저나 웰컴스이카 라는게 새로 나왔더라. 나처럼 계속 일본 올거라 이미 스이카를 애플페이에까지 넣어놓은 흑우에게는 의미가 없겠지만, 잠깐 놀러오는 사람들한테는 좋을 것 같다. 디자인도 이쁘고. 기념품삼아 가져갈수도 있고. 좋은 것 같다.
도호쿠 지역의 관광 홍보 포스터였다. 두 포스터 전부 최상단은 아마도 히로사키같은데..! 아무쪼록 이마다, 이마, 이마, 도호쿠다! 라는 문구 (지금이다, 지금, 지금, 동북이다!)가 뭔가 내 이번 여행 컨셉이랑도 잘 맞는 것 같아서 이번 여행의 구호로 삼았다.
내가 타고갈 하야부사. 도쿄역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간다. 언젠가는 (2030년이던가) 삿포로까지 뚫린다고 함. 그러면 아주 좋아지겠다.. 한편 하야부사는 두번째 탑승인데다가 지난 3월에 신칸센을 질릴만큼 타서, 뭔가 막 설레진 않았다. 그래도 일본에 온것만으로 매우 설렘
하야부사는 북해도 신칸센, 코마치는 아키타 신칸센인데, 중련편성으로 운행하다가 중간에 분기를 하게 된다. 8월에는 아키타 신칸센을 탈 예정인데, 기대가 된다. 어차피 열차는 같은 동차를 사용하지만..
신칸센의 승차감은 탁월하다. KTX, SRT와 비교가 안되는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의 KTX, SRT도 매우 훌륭하지만 열시 고속철도의 종주국 일본은 다르다.. 어쨌든 일본에서 신칸센을 타며 뭔가 에키벤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이꾸라마구로동(연어알 참치 덮밥)을 하나 사서 먹어줬다.
최근에 겁나 듣고 있는 요아소비의 아이돌. 신칸센에서도 한 20번 들은 것 같다. 이거 왤케 명곡임?
신아오모리역에 도착. 여기서 오유본선 일반열차로 갈아타고 히로사키역으로 간다. 40분 정도 걸림.
가는 선로가 완전복선이 아니라 복선과 단선이 섞인 선로여서 신기했다. 여기는 8월에 관광열차 '리조트 시라카미'를 타고 5시간동안 달릴 코스라서, 그때가 정말 기대가 된다.
히로사키 역 도착! 사쿠라마쯔리 기간이라서 사쿠라가 가득, 그리고 히로하코 콜라보 캠페인 때문에 사쿠라미쿠도 가득했다.
도착해서 체크인만 하고, 히로대 카페로 달려갔다. 히로사키대학에 딸린 카페다. 뭐 역사가 있고 한 건물인데 내게 중요한건 미쿠나비의 체크인일 뿐. 히로사키에 도착한게 일요일이고 화요일 아침에 하코다테로 떠나는데, 이 카페가 월요일 휴업이라 일요일에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한편, 히로사키대학을 줄여 히로다이(弘大)라고 부르는데, 이게 우리나라 서울의 '홍대'랑 같아서, 정작 히로대 카페 (弘大カフェ)라고 일본어로 검색을 해도 홍대 카페만 주구장창 나오는 다소 어이없는 경험도 있었다..
카페의 내외부에서 미쿠 콜라보가 팍팍 티가 났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여러 상품이 진열되있으면서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카운터 뒤편에는 콜라보 상품 판매 홍보물과, 히로하코 테피스트리가 걸려있었다. 그래서 바로 샀음. (???)
사쿠라미쿠 메뉴를 시켰더니, 미쿠 코스터가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서빙해주시는 아주머니께서 덕질 짬이 꽤 되시는지, "콜라보 코스터도 있기는 하지만, 역시 사용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으시겠죠?" 라면서 코스터를 따로 주셨다. 센스만점.
음료도 케이크도 맛있었다. 특히 저 링고(사과)사이다는 정말 맛있었다. 빨간 큐브가 사과로 만든거라고 한다. 케이크에 표현된 벚꽃도 사과라고. 되게 맛났음.
카페 입구에 있던 장식. 뭔가 귀여워서 한컷.
카페의 2층에서 먹었는데, 이미 다른 밐덕이 히로하코 콜라보 캠페인용 지도를 펼쳐놓고 다음에 갈 곳을 고민중이었다. 그래서 나도 냅다 넨도돌 꺼내서 사진 찍었음. 카와이이네
펄~럭. 히로하코 캠페인의 일환으로 히로사키 시내에는 이 현수막이 쭉 걸려있었다. 미쿠 최고!
히로대 카페를 나와서는 마치나카 안내소로 향했다. 여기가 히로사키 관광의 중심지이자 출발/도착지 느낌이다. 히로사키시의 주요 관광지는 히로사키 성을 포함한 히로사키 공원 주변에 있는데, 히로사키 역은 꽤 멀기 때문. 그 사이에 마치나카 관광안내소가 있다.
한편 마치나카에서는 관광안내는 물론 자전거 렌트도 해준다. 도심교통이 좋지 않고 면적도 넓은데, 또 거의 평지긴 해서 자전거가 있으면 굉장히 편할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큰 배낭에 인형 가방, 카메라까지 들고다니느라 자전거에 짐을 싣기가 힘들 것 같아서 걸어다녔다. 그래서 하루에 25000보씩 걸음..
지금은 벚꽃축제 겸 히로하코 사쿠라미쿠 콜라보 시즌이라, 안내소 내의 전시품도, 상품도 사쿠라미쿠로 가득했다.
그리고 나서 지체없이 히로사키 공원으로 이동했고, 처음으로 사쿠라다운 사쿠라를 봤다. 히로사키에는 벚꽃이 크게 7종 있다고 하는데, 사실 왕벚나무만 다 끝났지 내가 갔을때 나머지 벚나무들은 만개 시즌이었다. 문제는 왕벚나무가 완전 메인이라는 것.. 위 사진의 벚꽃은 수양버들처럼 생겼는데, 그래서 수양벚나무라고 한다고 하더라. 아름다웠다. 특히 밤에 예쁘더라. 요자쿠라!
이후 히로사키 공원을 걸었다. 왕벚꽃이 끝나서 너무 아쉬웠다. 관측 이례 가장 빠른 개화, 평년 대비 15일 빠른 개화였다고 한다. 그래, 나는 분명히 예보를 보고 맞췄는데..... 내가 도착하기 4일 전에 만개를 끝내버렸다..
히로사키 공원 내의 히로사키시립박물관에 있는 미쿠 입간판도 한번 찍어주면서..
벚꽃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많이 아쉬웠다.
이후 호텔 근처 이자카야에서 이만큼 먹고 마셨다. 노미호다이(마실거 무한리필)덕인지, 6600엔에 이 모든걸 먹었다. 역시 일본의 물가에는 감동이 있다..
근데 저리 먹고도 배고파서 패밀리마트 간 내가 더 레전드.. 근데 파미마에서도 사쿠라미쿠 콜라보 맵을 팔고, 비매품인 피규어도 가져다 전시해놓은게 되게 귀여웠다. 아마 사장이나 알바중에도 밐덕이 있나봐..
그래서 이만큼 더 먹고 잤다. 다음날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