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두번째 진료에서 받아온 27mg의 콘서타를 복용했다.
중간에 하루, 깜빡하고 약을 먹지 못한 날이 있다. 그런데 그날따라 뭔가, 운전을 할 때도 자꾸 시선이 다른데로 가고, 공부를 할 때도 핸드폰을 너무 자주 확인하게 됐다. (물론 약을 아예 먹기 전보다는 좀 나아지긴 했다.)
그래서 유난히 오늘따라 집중이 좀 안된다~ 라고 생각했는데, 오후 늦게 집에서 확인해보니 그날 아침 약을 안먹은거였다.
이렇게 우연찮게 약을 안먹은 날을 경험하면서, 약효가 확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편 지난 글에서도 밝혔듯 집중을 했을때 그 집중의 밀도가 높아지는 느낌이지, 내가 공부를 시작하기가 싫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일단 시작하면 남들이 하는만큼 집중해서 무언가를 처리해낼 수 있게 된거다.
아무튼 이러한 변화를 느끼면서, 이번 진료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그리고 36mg을 받아오면 또 어떨지를 생각하면서 오늘 진료를 보고 왔다.
---
이번 진료에는 사실 무언가 질문할 거리를 준비해 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상담을 하면서 생각난 질문들을 했고, 답변을 받아 왔다.
Q1.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했더니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었다. 콘서타 때문일 수 있는지?
A1.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평시에도 심장이 두근거린다거나 하는 느낌이 있으면 약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하는데, 일시적으로 그런거면 일단 괜찮을 것 같다. 연구에 의하면 콘서타가 심박수와 혈압을 올리는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정도가, 원래 정상이었던 사람을 고혈압이나 부정맥 환자로 만드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아마 괜찮을 것이다.
Q2. 충동구매를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과소비가 ADHD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약물 치료가 이것도 줄여줄 수 있는지?
A2. 도움은 될거다. 근데 콘서타만으론 힘들고, 이게 콘서타 양 조절을 끝냈는데도 충동구매나 과소비가 조절이 안된다고 하면, 다른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것 보다도, 일단 구매의 규칙을 만든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조절하려고 시도해보는게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번 상담은 이런식으로 그냥 물어볼걸 물어보고, 의사 선생님께서 물어보시는거에 답변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식으로 진행이 됐다.
그런 와중에, 되게 와닿는 말을 들었는데
자존감은 내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과, 내가 나 자신과 나의 삶을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자기 조절감으로 구성되는게 맞는 것 같다고 하셨다. 내 생각도 그러했다.
그 말을 듣고 천천히 생각을 해 봤는데, 나는 자기 효능감은 100%인 것 같다. 다만 자기 조절감이 부족한 것 같다. 나의 '이성'이 생각하는대로, 공부하고, 운동하고, 자신을 가꾸고 하는게 힘들다 보니, 나의 '감정'이 시키는 과소비, 충동구매, 충동적인 결정, 친구들과의 술자리 같은 곳에서 자기 조절감을 채워나갔던 것 같다.
앞으로는 자기 조절감을, 이성적 판단의 영역에서도 채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행복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나'에 대한 공부 > 성인 ADHD' 카테고리의 다른 글
ADHD와 콘서타에 관하여 (0) | 2023.04.12 |
---|---|
정신과 두 번째 진료 (feat. 콘서타 1주일 복용 후기) (0) | 2022.12.28 |
정신과 첫 진료 (성인 ADHD 상담후기) (21) | 2022.12.21 |
댓글